학문/잡담

<장석전> 현대어역

주인 미상 2025. 3. 3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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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전> 논문 준비하면서, 하기 싫어서 타이핑치고 현대어역까지 했다.

<장석전>은 국중도에 <이춘풍전>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책에 합철되어 있는 소설이다.

원문이 궁금하다면 가서 보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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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이라. 대명 가졍년간에 기주 땅에 한 사람이 있는데, 성은 장이고 이름은 석으로 옛날 장량의 후손이었다. 집이 가난하여 부모를 효성으로 섬겼는데, 백 리 밖에 양식을 지고 가서 술과 떡을 이고 와 봉양하고 나무를 팔아 어육(魚肉)을 그치지 아니하니 멀고 가까운 여러 사람들이 다 칭찬하였다.

흉년을 당하여 살 길이 극히 어려워 가산을 팔아 세어보니 불과 수백냥이었다. 부모를 모시고 서주를 향하니 마을마을로 나아가 여러 날만에 서주에 득달하였는데, 그곳은 기한은 없었으나 염병이 크게 일어나 인민이 무수히 죽었었다. 구계촌에 도달하니 그곳은 만여 인가가 있는 큰 마을이었다. 날이 저물어 인가를 찾아 들어가 주인을 정하고 쉬었는데, 서북쪽으로부터 애통한 소리가 들려 '마을을 옮긴 사람이 자연 슬퍼져 우는 연고인가?' 생각하고선 장석이

“저것은 어떠한 곡성인가?”

하고 묻자 주인이 말하기를,

“이곳에 염병이 크게 일어나 사람이 무수히 죽었고, 저 곡성은 왕승상 댁에서 노주가 모두 죽어 이십여 명이 죽고 처자 아씨만 있어 주검 이십여 명이 방 중에서 썩으며 그 친척이 다 멀리 있는 고로 부고도 전하지 못하고 저 아씨도 먹지 못하여 애통함에 힘이 다하여 거의 죽게 되었으나 이곳은 병을 □□하여 아무도 구하는 자가 없습니다.”

라고 하였다. 장석이 이 말을 듣고 부모께 고하여 말하였다.

“소자가 부모를 모시고 천리 타향에 와서 일시도 부모 안전을 떠난 일이 없건마는 고서에 적혀 있기를 ‘적선지가(積善之家)에는 필유여경(必有餘慶)이라.’라고 하였으니 어찌 저러한 잔명을 구하지 아니하겠습니까?”

또 말하길,

“부모 슬하를 떠나 위험한 곳에 가겠느냐마는 인명은 하늘에 달린 것입니다. 어찌 병이 사람을 죽이겠으며, 또 ‘활인적선(活人積善)’이라고 하니 소자는 부모 앞에 하직하고 잔명을 구하려고 하니 부디 하렴치 마소서.”

하니 그 부친 장진이 부인 최씨를 돌아보며 말하였다.

“하늘이 높아도 장의 말을 듣나니, 활인할 자식이 있으니 위방이라(미상: ᄒᆞᄂᆞ리 놋파도 ᄌᆞᆼ의 말을 듯난 이 활인할 ᄌᆞ식이 잇시ᄆᆡ 위방이라.). 네 말이 그러할 것인데 빨리 돌아와 부모를 위로하라.”

 

각설이라. 구계손 사람이 모여 말하기를,

“상하 인민이 죽으되, 왕승상 댁같이 몰사함은 고금에 없던 일이다. 먼저 서릉촌 통알 선생께 고하여 저 주검과 인명을 구하라 하시면 구하려니와 그렇지 아니하면 어찌 사람이 가서 공연히 죽어선 되겠는가?”

하고 서릉으로 향하였다. 선생은 서릉에 대대로 거처한 사람으로 성은 제갈이고 이름은 극이며 별호는 통달 선생으로 한나라 때 제갈량의 후예였다. 나이 팔십에 위로는 천문에 통하고 아래로는 지리를 살펴 앉아서 천리 밖에 일을 알고 있었다. 이곳 사람이 어려운 일마다 물어보려 하였다. 이때 구계촌민이 선생께 고하기를,

“왕승상 댁에 염병인지, 가환인지는 모르겠으나 이십여 명이 모두 죽고 또 처자 아씨 또한 목숨이 경각에 달렸사오나, 어찌 엄엄한지 아무도 구하지 못하고 이리 와서 고하여 어떠한 변고인지, 구할지 말지를 알고자 합니다.”

라니 선생이 말하였다.

“그 댁에 옛날 승상 벼슬 할 때 천은(天銀) 세 항아리를 대청 마루 아래에 묻고 세 말은 성주 앞에 달아 두고 몇 백년이 지나되 쓰지 아니하니, 사악한 귀신이 되어 사람은커녕 새짐승도 그 집에 당하면 죽을 것이니 어찌 당하겠는가? 머지 않아 기주땅 사람 장석이 구할 것이다.”

이에 구계촌 인민들이 말하였다.

“선생말씀 같으면 장석도 사람인데 어찌 구하겠습니까?”

선생이 말하였다.

“이 사람은 오래지 않아 상장군 인수(印綬)와 대원수 절월(節鉞)을 쥐고 부귀공명이 일국에 진동하고 그 처자는 추후에 왕후가 되어 천하 인민이 격양가를 부르게 만들 것이니 귀신인들 어찌 범하겠는가?”

 

이때 장석이 집안의 기구들을 팔아 돈 사백 냥을 내어 열냥은 부모께 드리며 말하기를,

“소자가 돌아올 때까지 연명하소서.”

하고 그 남은 삼백구십 냥은 주인을 주어

“이 돈을 가지고 비단과 명주며 판자를 사주십시오.”

말하고 부모께 하직하고 바로 왕승상 댁에 갔다. 기와는 찬란하고 좌우 화초의 빛은 때도 끼지 않았다. 장석이 외당에 들어가니 주검이 이십여 명이오, 내당에 들어가니 그 중에 처자가 죽은 시체를 베고 애통해 하며 기운이 다하여 거의 죽게 되었는데, 장석이 놀라 급히 미음을 달여 입에 들이니 반은 먹고 반은 흘렸다. 수삼 차례를 들이니 겨우 정신을 차려 말하기를,

“그대는 사람입니까, 귀신입니까? 이 집은 새짐승도 오지 아니하는데. 귀신밖에 올 이가 없고 만일 사람이라면 이 집은 가운이 불행하여 부모 동생이 모두 죽고 나 혼자 숨이 붙어 있으나 속히 죽기를 원합니다. 그대는 죽기를 원합니까? 그대가 잔명을 구하고자 하나 내가 원하는 바에는 극히 방해가 됩니다. 저를 구하지 말고 바삐 돌아가십시오.”

하였다. 장석이 한 번 바라보니 애통해 하는 중에 얼굴이 천하일색이오, 그 씩씩한 거동이 사람의 정신을 놀라게 할 정도였다. 장석이 말하였다.

“저도 본래 기주땅 사람으로 흉년을 당하여 부모를 모시고 서주로 가다가 이 곳에 도달하니 슬픈 곡성이 들리거늘 주인에게 물으니 이러한 정상을 전한 것이었습니다. 자세히 알고 마음에 생각하니 수많은 주검이 방중에 썩는 것이 불쌍할 뿐 아니라 인명이 매우 중하여 구하고자 왔습니다. 다만 남녀 유별하니 예에 맞지 않으나 고서에 적혀 있기를 ‘권인극즙(미상)’이라 하였으니 사람이 사후에 예를 정하는 것입니다. 그대 귀한 목숨을 구하고자 하니 깊이 생각하여 귀한 몸을 보존하고 이 객의 말을 자세히 들으소서. 사람이 부모를 섬기는데, 효성을 다하여 별세하시고 나면 안장하는 것이 자식의 도리입니다. 부모를 돌아보지 아니하고 한갓 죽기를 원하니 만일 죽으면 방 중에 부모 썩기를 면치 못할 것이니 어찌 자식의 도리라 하겠습니까? 아득한 마음을 생각하소서.”

처자가 답하여 말하였다.

“귀객의 말슴을 듣사오니 극히 유익합니다. 하늘이 감동하시며 귀신이 도와서 이 천지 간의 망극한 환을 당하여 새짐승도 보지 못하던 상황에 천만 꿈밖에 귀객께서 오셔서 경각에 있는 잔명이 살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부모도 방 중에서 썩지 아니하게 지시하시니 은혜를 잊지 못하겠습니다.”

장석은 “적은 말하고 큰 말을 들으니 감격스럽습니다.”라고 말하고 즉시 주인을 불러 말하기를 “공단을 많이 싸라.”하고 밤이면 의복을 짓고 낮이면 염습을 하여 앉아도 처자와 자리를 가까이 아니하여 내외를 분간하며 여러 날만에 관짜기를 다른 집에 시키고 한편으로는 상여를 메어 선산에 안장하니 근 이십 일이 걸려 그 고단함을 측량치 못할 것이므로 상하 인민이 모두 칭찬하였다. 그러고 사십 일이 지났다.

 

각설이라. 장석이 떠나기를 청하니 처자가 통곡하여 말하였다.

“그대 덕분에 부모 동생이 다 원귀 아니되고 이 잔명을 보존하였사오니 은혜가 태산과 하해 같습니다. 내내 측량치 못하거니와 이제 가시려 하시니 첩은 죽어도 그대 귀신이 되고 살아도 그대의 사람이 될 것이니 그리 아십시오.”

장석이 발끈 크게 노하여 말하였다.

“이 어찌 망령된 말입니까? 양반의 자식이 되어 입밖에 저런 말을 하십니까?”

처자가 통곡하여 말하였다.

“우리 두 사람이 서로 만난지 사십 일입니다. 은혜를 생각하니 머리카락을 베어 신으로 삼고 혀를 빼어 신발 창으로 만들어도 다 갚지 못하려니와 남녀가 서로 내외 극진하거니와 사람들이 의논하기를 부부 간의 의를 맺었다고 말할 거이니 첩이 그대를 쫓지 아니하여도 쓸데 없는 사람이 됩니다. 어찌 망극하지 않겠습니까?”

처자가 슬피 통곡하니 장석이 또 꾸짖어 말하였다.

“명천이 높고 귀신이 신령하였듯이 깊게 생각하십니까? 차후에 자연 만날 것입니. 부디 대대로 평안히 계시소서. 이후 조만간 만날 것입니다.”

하니 처자가 울며 말하였다.

“그렇다면 남매의 의를 맺읍시다.”

이에 장석은

“그대의 말이 인정에 괴이하지 않습니다.”라고 하고선 대장지를 내어 글을 썼으니,

<두어자로 피자 정을 표한다. 나는 본래 기주 사람으로써 그대의 넓은 덕택으로 이십여 명을 무사히 안장하고 돌아가 부모 안전에 뵈올 것이니 그대 덕이로소이다. 그러하나 은정을 차마 잊지 못하여 남매의 의를 정하고 이별하니 아우 님은 만세무양하소서.>

라고 하였다. 처자도 또한 글을 지으니,

<나는 왕승상 후손으로써 가운이 불행하여 부모 동생과 노복이 다 몰사하고 이 잔명이 경각에 있었더니 천만 꿈밖에 하늘이 그대를 첩의 집에 보내여 이 잔명이 살아 사십여 일을 한 곳에 있으되 남녀 간의 금석같이 지내고 이제 이별하오니 이는 만고에도 없는 영웅이다. 은혜를 잊지 못하여 남매의 의를 정하고 이별하니 바라건대 오라버님 만세무양하소서.>

하였다. 서로 붙들고선 이별하며 하직하고 떠나니 보는 상하 인민이 아니 울 이가 없었다.

 

각설이라. 장석이 돌아와서 부모께 뵈며 말하였다.

“소자가 부모 슬하를 떠나 위험한 곳에 갔다가 무사히 돌아오니 다 부모님 덕입니다.”

부모가 말하였다.

“하늘이 도으시고 귀신이 받들어 무사히 돌아오니 그 즐거움을 이루 다 헤아리지 못하겠구나.”

 

각설이라. 장석이 왕승상 집에서 떠날 때 부고를 무수히 써서 처자의 친척에게 전하였더니 그 친척이 부고를 듣고 망극하여 인마를 갖추고 와 처자를 데려가며 장석을 못내 칭찬하였다.

 

각설이라. 장석이 부모를 모시고 서주를 떠나 황성에 가 부모를 효로 봉양하고 밤이면 글과 칼 쓰기를 힘쓰니 용맹이 당세에 제일이었다.

 

각설이라. 황제가 가달의 난에 인재 없음을 탄식하여 영웅 인재를 보려하고 천하에 행관하여 과거를 여니 만성의 인민이 구름 모이듯 하였다. 장석이 과거날을 당하여 지필을 갖춰 장 중에 드러가니 글제가 올려졌거늘 보니 평생 익히던 글제였다. 일필휘지하여 안전에 바쳤다. 황제 황극전에 전좌하고 무수한 글을 보더니 장석의 글을 보고 칭찬하기를

“이 글은 지략이 겸전하니 반드시 착한 영웅일 것이다.”

하시고 “장원에 장석이라.”하여 신래(新來)를 부르셨는데, 장석이 어탑전에 들어가 사은숙배하니 그 위엄과 거동이 인중 영웅이었다. 천자가 물어 말하기를

“경은 뉘 집 자손이며 나이 몇이며 경의 부모는 있는가?”

하였는데 장석이 말하기를,

“신은 한나라 때 장량의 후손이오, 부모 칠십 세이시고 신의 나이는 이십팔 세로소이다.”

하니 황제가 크게 기뻐하며 말하기를,

“경의 조상이 한나라 충신이라. 이제 경은 영웅이라 충성을 다하여 짐을 도와 가달을 쳐 물리치고 짐의 근심을 덜게 하라.”

하였는데 장석이 아뢰어 말하기를,

“소신은 집이 가난하여 연로하신 부모님을 데리고 동서로 구걸하여 다녔는데 부모 효양이 막심하였더니 천만 의외에 국은이 망극하여 몸이 현달하였습니다. 물불 가운데에서 목숨을 구제를 받았으나 한달 말미를 주시면 부모를 뵈옵고 돌아와 국사를 받들겠습니다.”

하니 황제가 칭찬하기를,

“경의 말이 충효가 모두 갖춰졌구나.”

하고 즉시 상장군 절월을 내려주고 대원수를 제수하여 어주 세 잔을 권하고 말하기를,

“경은 짐의 수족이다. 빨리 돌아와 짐을 도으라.”

하니 원수가 사은하직하고 물러 나오니 그 위엄이 속인같지 아니하였다.

 

각설이라. 황태자 나이가 십육 세이므로 사해에 구혼하여 여자 중 군자로 정하고자 하더니 만조백관이 아뢰기를,

“서주 구계촌 왕승상 집에 여자가 있는데 그 덕행이 천하에 없습니다.”

라고 하니 천자가 구혼하고 택일하여 혼인날을 당하니 그 늠름한 태도와 거동이 천하에 둘도 없었다. 백관이며 인민이 구경하고 칭찬하였다. 왕처자가 황후가 되어 궁중에 있는데 매일 장석의 은혜를 생각하고 낮이면 비단을 짜고 밤이면 수를 놓으며 즐겨함이 없거늘 태자가 괴이하게 여겨 물어 말하기를,

“그대는 무엇이 없어 한시도 놀지 아니하고 무슨 근심이 있어서 희락이 없으니 그 연고를 고하라.”

하니 황후가 말하기를,

“비단 짜기는 은혜 갚을 일이 있는 것이고, 희락이 없는 것은 태산 같은 오라버니를 이별하고 여러 해 존망을 알지 못하여 슬퍼하는 것이니다.”

하니 태자가 말하기를,

“그대 오라비 몇이나 있는가?”

하니 황후가 말하기를,

“삼 형제 다 죽고 하해 같은 은혜로써 천륜밖에 있는데 이별하여 칠팔 년 소식이 없고 생사를 몰라 한번 보지 못하면 죽어도 원한입니다.”

하니 태자가 또 묻기를,

“그 사정을 알겠구나.”

하니 황후가 말하기를

“이후에는 그 사정을 알아주십시오.”

하고 무수히 탄식하였다.

 

각설이라. 장석이 기주 자사 위의와 청·홍개를 받쳐 들고 화동을 전후에 세우고 고향에 돌아와 부모께 보였는데 그 부친이 즐김을 이기지 못하여 말하기를,

“고서에 말하기를, ‘적선지가에 필유여경이라’라고 하였더니 과연 옳도다. 네 전일의 잔잉한 인명과 원귀를 구하더니 하늘이 도으시고 귀신이 감동하였도다.”

하니 친척이 다 칭찬하였다. 그러고선 한 달이 되니 장석이 부모께 하직하여 말하기를,

“소자가 부모를 모시고 천리 타향에 다니다가 천은이 망극하여 금의환향하여 영화가 극진하니 한이 없습니다. 이제 소자의 몸이 나라에 매였으니 부모를 하직하고 황성에 올라가 인군을 도와 전장에 나아가 무도한 가달을 소멸하고 억조창생을 건져 빛나는 이름을 후세에 전하고 돌아와 부모께 뵈올 것이니 부디 하렴치 마옵시고 침식을 평안히 하옵소서.”

하니 부모가 말하기를,

“너로 더불어 천리 타향에 다니다가 영화로 고향에 돌아오니 그 즐거움을 측량치 못하더니 이제 네 몸이 나라에 임하였으니 너는 부모를 생각지 말고 충성을 다하여 만리 전장에 가 빛나는 이름을 세워 국가 근심을 덜고 빨리 돌아와 부모를 위로하라.”

라고 하였다.

 

각설이라. 장석이 부모께 하직하고 황성에 올나가 황제께 복지하였는데, 황제가 칭찬하여 말하기를

“짐이 경에게 한달 말미를 정한 것이 삼 년 같더니 기한이 되지 않아서 오니 이는 충신이다.”

하시고 상사를 많이 하여 말하기를,

“이제 적병이 침범한 지 오래되었다. 경으로 대원수를 정하니 한 번 북을 쳐 도적을 항복 받아 짐의 근심을 덜고 천하를 태평하게 하라.”

하고 즉시 대원수 인수를 주고 백만 대병을 조발하니 이만수로 좌익장을 삼고 허시기로 우익장을 삼아 황태강으로 중군장을 삼고 그 남은 제장 천여 명을 거느려 대장기에 적기를 ‘대사마대장군 겸 기주자사 장석이라.’라고 하였다. 장 원수 사은하직하고 황제 친히 어주를 내여 수삼 배를 권하여 말하기를,

“성곽 안은 짐이 잘 다스릴 테니 성곽 밖은 원수가 잘 다스려라.”

하고 친히 전송하였다. 원수는 황금투구에 황운갑을 입고 왼손에는 장창을, 오른손에는 수기를 들었으니 신장은 구척이고 얼굴이 백옥이었다. 일원 대장이 큰 깃발 아래 앉아 군사를 호령하니 기치창검은 일월을 희롱하여 그 엄숙함이 비할 데 없었다. 행군하여 임조에 도달하여 아장으로 적서를 가달의 진영에 전하였다.

 

각설이라. 가달이 억만 대병을 거느려 연주 삼십육군을 순식간에 항복 받고 의기양양하여 인민을 무수히 살해하여 기치와 그 위엄이 엄숙하였다.

 

각설이라. 원수 바라보고 분기를 참지 못하여 대장 서릉을 불러 말하기를,

“그대는 군사 오만을 거느리고 동편 길로 삼백 리를 가면 임수산이 있으니 유촌에 쌓아놓은 양식에 불을 지르고 적병의 후군을 끊어라.”

하고 대장 은수를 불러 말하기를,

“그대는 장수 다섯을 거느리고 서쪽으로 이백 리를 가면 태향산이 있고 이백 리 사장이 있는데 산이 높고 골이 깊으며 사방으로 통하지는 곳이다. 왼쪽 산곡곡에 매복하였다가 내 기를 보아 이리이리하라.”

하고, 또 부장 유태신을 불러 말하기를,

“그대는 군사 오만을 거느려서 북간산 십 리를 가 비월산을 넘어 오른편에 매복하였다가 이리이리하라.”

하고, 또 좌직장 강태익을 불러 말하기를,

“그대는 군사 육만을 거느려 앞에 복병하였다가 적병이 나지 못하게 하라.”

하고, 또 대장 남태운을 불러 말하기를,

“그대는 군사 십만을 거느려 뒤에 복병하였다가 좌우 복병의 진퇴를 보아 이리이리하라.”

하고 중군장 정희강을 불러 말하기를,

“그대는 군사 사만을 거느려 좌우 복병을 총독하라. 적병이 향하는 곳을 알지 못하게 하라. 큰 등을 달아 적병이 좌로 가면 좌로 가고 우로 가면 우로 가고 전후로 이리이리하면 적병이 반드시 도망치지 못할 것이니 그대 등은 영을 어기지 말라. 만일 태만 한 자면 군법으로 시행하리라.”

하니 여러 장들이 원수의 용병을 두려워하여 각기 명을 듣고 물러났다. 그 남은 장수 천여 명과 군사 팔십만을 거느려 진을 치고 상사문을 두고 여러 장수를 보고 말하기를,

“내 적장을 태향산으로 유인하여 나의 계교에 들게 하면 공을 높게 하리라.”

하는데 한 소장이 출반하여 아뢰기를,

“소장이 재주가 없으나 적병을 유인하겠습니다.”

하니 원수가 크게 기뻐하여 말하기를

“장군이 진실로 그러할 것인데, 천금 상과 만호후를 봉하리라.”

모두 보니 그 사람은 신장이 팔척이오, 머리에 투구를 쓰고 몸에 갑옷을 입고 왼손에는 장창을 들고 오른손에는 수기를 들었으니 성명은 한대일이었다.

 

즉시 가달의 진에 가 달래며 말하기를,

“소장이 죽은 목숨을 다시 살고자 하여 항복하나이다. 바라건대 황상은 잔명을 구하소서.”

하였다. 가달이 익히 보니 짐짓 영웅이었다. 가달이 말하였다.

“네 성명은 무엇이며, 목숨을 살리고자 한다는 것은 무슨 연고인가?”

대일이 말하였다.

“소장의 성명은 한대일이로소이다. 그러하오나 소장이 장 원수 진중에 있으면서 한 번도 공로가 없어 자연 군중에 태만하였더니 군법을 범하여 죽이려 하니 살기를 도모하여 왔사오니 버리지 아니하시면 군정을 도울 것입니다.”

하니 가달이 말하였다.

“장군이 그러할 것인데 나를 도와 무도한 명나라 황제를 사로잡아 천하를 평정하면 천하를 반분하리라.”

하니 한 대일이 인하여 달래며 말하였다.

“소신이 황상을 도와 빛나는 이름을 후세에 전할 묘계가 있사오니 쓰옵소서.”

예왕이 말하였다.

“무슨 묘계가 있는가?”

대일이 말하였다.

“소신이 명진의 형세를 아는지라. 명진 장졸이 누천 리를 와서 머무는데 양식이 핍절하고 인마가 기갈하여 깊이 들어오지 못하여 태향산 아래에 있다가 회환할 뜻을 두었습니다. 그러니 이때를 타 나아가서 치면 기갈한 인마를 어찌 격파치 못하겠습니까? 만일 그렇지 아니하다면 신이 나라를 속인 죄를 받겠습니다.”

예왕이 그리 알더니 마침 군사가 보고하되,

“명진 장졸이 태반이나 기갈을 견디지 못하여 죽었는 고로 회군하여 태향산으로 가더이다.”

하니 예왕이 옳다고 여기고 한 대일로 선봉을 정하고 일등 명장 천여 명과 십만 대병을 총독하여 바로 태향산으로 향하였는데, 예왕의 신하 굴돌통이 예왕에게 간하여 말하기를,

“신이 생각하건대 명진 장졸이 누천 리를 들어왔다고 하는데, 태향산은 산이 높고 골이 깊으며 사람들 어깨가 서로 닿고 옷섶이 연이어 휘장을 이룰 만큼 사람이 많으니 형세가 매우 험합니다. 이미 기갈한 사실은 괴이하지 아니하거니와 퇴군했다는 것은 허언이오니 엎드려 바라건대 황상은 깊이 생각하여 십여 일을 머무르고 다시 사람을 보내여 진위를 알고 난 뒤에 가는 게 좋을 듯합니다.”

하니 예왕이 말하기를,

“경의 말이 유식하나, 만일 적병이 죽어서 흩어졌다면 다시 오지 않을 때이니라. 태향산 가까이 가서 진위를 파악하겠다.”

하고 군병을 총독하여 태향산으로 항하였다.

 

각설이라. 장 원수 적장 오기를 고대하더니 문득 군사가 보고하되,

“적장이 억만 대병을 거나려 온다.”고 하니 원수 즉시 군중에 명령하기를,

“적병이 본디 강하니 각별 조심하여 전후 복병이 일시에 나서 치되 나의 기와 북치는 대로 이리이리하라.”

예왕이 태향산 아래 삼십리 밖에 진을 머무르고 군사로 명진의 진위를 탐지하더니 문득 군사가 보고하되,

“명진 중에서 연달아 인마가 왕래하여 돌아갈 뜻이 없습니다.”

하니 예왕이 즉시 한대일을 찾으니 벌써 간 곳 없거늘 그제야 속은 줄 알고 분기를 이기지 못하여 뜻밖에 고각함성이 천지에 진동하여 일원 대장이 나서며 말하기를

“개같은 도적 놈아! 네 천위를 모르고 외람되게 중원을 침노하니 하늘이 글렀다고 여기셔서 이곳으로 오기를 지시하였으니 목숨을 아끼거든 빨리 항복하라.”

하니 에왕이 대로하여

“내 네게 속았거니와 어찌 네게 굴복하겠는가?”

하고 자금 투구를 쓰고 일백오십 근 구리 철갑을 입고 왼손에 장창을 들고 비룡마 위에 나는 듯이 들어오니 양 장수가 합전하여 이십여 합의 승부를 결단치 못하더니 또 십여 합에 명진 장수 거짓 패한 체하여 태향산 아래로 달려가니 예왕이 승승하여 급히 따르더니 예왕의 신하 통달이 고하여 말하기를,

“명장이 반드시 간계가 있을 것입니다. 황상은 바삐 군대를 물리소서.”

하니 예왕이 주저하더니 한대일이 나서며 소리 쳐 말하기를

“너는 한갓 강포만 믿고 외람되게 중원을 침범하니 내 기계로 너를 유인하여 이곳에 왔으니 천수다. 속히 항복하여 잔명을 보전하라.”

라고 하니 예왕이 분기를 참지 못하여 대일을 꾸짖어 말하길,

“내 불행하여 네게 속았거니와 내 네 머리를 베어 분을 풀리라.”

하고 급히 달려들어 십여 합을 싸우더니 대일이 거짓 패한 체하여 달아나니 예왕이 쫓아 달리더니 십여 리를 못가 대일이 간 데 없고 태향산 아래로써 일월기를 두르며 사면으로써 복병이 벌 일 듯 일어나서 겹겹이 싸니 동남은 유은수요, 서북은 김태신이오, 앞은 강태일이오, 후는 남해윤이오, 좌는 정해강이오, 우는 김일신이었다. 각각 부장 천여 명과 군사 백만씩 거느리고 일시에 에워싸니 고각함선에 태향산 무너지고 그 엄숙함은 비할 데 없었다. 예왕이 아무리 장사라도 당황하여 뒤를 돌아보니 중군장이 간 데 없고 화살과 돌이 비 오듯 하였다. 좌충우돌하니 향할 바를 알지 못하여 방황하더니 중군장 우진길이 군마를 거느리고 겨우 구하여 진 중에 들어가니 여러 장수와 군졸이 반이나 죽고 흩어진 자가 부지기수였다. 예왕이 말하길,

“오호라! 내 이제 살기를 정하지 못할 뿐 아니라 불쌍한 장졸을 다 죽였구나.”

하고 삼일을 군중에서 통곡하더니 군사가 보고하되,

“유촌의 양식을 불지르고 십만 대병이 후군을 쳐들어 옵니다.”

하니 예왕이 어쩔 수 없어 약간 남은 장졸을 데리고 나와 항복하거늘, 장 원수 장대에 좌기하고 항서를 받고 꾸짖어 말하기를,

“너는 베어야 마땅하지만 나는 활인을 좋아하여 너를 살려보내니 차후는 부디 반치 말고 대국 조공을 극진이 하라.”

하니 예왕이 축수하여 말하기를,

“어진 원수님을 만나여 잔명을 보전하오니 은혜 난망입니다. 어찌 반하겠습니까?”
하고 무수히 사례하였다.

 

각설이라. 장 원수가 가달을 쳐 항복 받고 항서를 천자께 올렸는데, 황제가 원수를 칭찬하였다. 원수가 군사를 회군하고 행군하였다. 이때 황제가 붕하시고 태자가 즉위하니 조정 백관이 장 원수의 공을 시기하여 마침 태자 장 원수를 과하게 생각지 아니하였더니 마침 신하가

“장 원수가 가달에게 항복 받았으나 군졸을 많이 죽이고 뇌물을 받고 예왕은 죽이지 아니하고 살려 보냈습니다. 이러한 사정이 분명하오니 불충입니다. 대역죄, 부도한 죄로 잡아올려야 합니다.”

라고 황제께 간하니 황제가 그렇게 하라고 전교하였다.

 

각설이라. 원수가 행군하여 여러 날 만에 경사에 이르니 그 부도사가 황명을 행하여 전하니 원수가 하늘을 우러르며 탄식하여 말하기를,

“내 당초에 포의한사로 부모를 모시고 타향에 다니다가 국은이 망극하여 영화로 부모께 보이고 천리 전장에 가 군사 하나도 상하지 아니하고 강한 도적을 항복 받고 돌아와 부모께 뵈옵고 천은을 만분지일이나 갚을까 하였더니 도중에서 이러한 변을 당하오니 이는 하늘이 죽게 함이다.”

하고 무수히 통곡하니 제장군졸이 다 통곡하였다. 황성에 도달하니 백관이며 친한 벗이 바라보고 얼굴을 가리고가니 장안 만민이 이러한 정상을 보고 눈물 흘리지 아니한 이가 없었다. 전옥에 가두고 모월 모일에 죽이리라 하였다.

이때 황후 침식이 불안하여 비몽 간에 한 대장이 철망을 쓰고 몸에 유혈이 낭자하여 들어와서는

“누이님은 어찌 그리 곤히 자시나니까?”

하거늘 황후가 말하기를,

“장군이 어디에 있으며 성명은 무엇이며 누이라 함은 어떠한 연고이니까?”

하니 대장이 말하기를,

“나의 성명은 알아 쓸 데 없거니와 내 이제 보면 다시 보지 못할 것이니 그리 아소서.”

하고는 간 데 없으니 황후가 놀라 깨니 꿈이 생생하였다. 괴이하게 여겨 장석을 생각하고 누이라 함은 알지 못하나 즉시 궐내에서 ‘가달 치러 갔던 장수는 모월 모일에 죽인다’ 하더니 괴이하다고 생각하고 궁녀로 황제께 주달하여 말하기를,

“첩이 다름 아니라 가달 친 장수 성명이 무엇이며, 혹 조정백관과 각도 자사 수령이며 천하 인민 중에서라도 성은 장이오, 명은 석이라 하는 사람 있거든 첩을 알게 하소서.”

하였다. 황제가 전교하여 말하였다.

“가달 치러 갔던 장석이 장졸을 많이 죽이고 예왕의 뇌물을 받아 왔다 하거늘 모월 모일에 죽이고자 하였더니 황후 묻고자 함은 무슨 연고인가?”

황후가 정신을 차려 눈물을 흘리고 전일에 표한 글을 가지고 바로 탑전에 나아가 울며 말하기를,

“첩이 한 말씀을 폐하께 올리나니, 바라건대 명백히 가르치소서. 다름 아니라 가달 친 장수는 무슨 죄로 죽이려 하시나니까?”

황제가 답하여 말하였다.

“장석이 다만 가달을 쳐 항복 받았으나 뇌물을 많이 받고 가달을 죽이지 아니하고 그저 살려보내니 그 죄 불충이니 어찌 죽이지 않으리오?”
황후가 이 말을 듣고 탄식하여 말하기를,

“첩은 부인의 소견으로 통달하지 못하고 일을 잘 알지 못하는 여자입니다. 어찌 황상이 하시고자 하는 일을 간하겠는가마는 얕은 소견과 어리석은 말로 폐하께 아뢰나니 깊이 생각하소서. 옛날 초 패왕이 진나라 항복 군사 이십여 만을 다 묻어 죽이고 또 항복 받은 진왕 자영을 죽였더니 오강을 건 너지 못하고 목 찔러 죽었습니다. 또, 제갈량은 맹획을 칠종칠금하면서 죽이지 아니하여 사백 년 도읍을 회복하여 나라 충신이 되어 지금까지 이름이 났으니 이것으로 보건대 장석이 만리 전장에 가서 무수한 강적을 쳐 항복 받으니 그 공이 적지 아니하건마는 한갓 항복한 가달을 아니 죽였다고 하고 공을 쓰지 아니하고 도로 죽이려 하시니 이는 망한 초 패왕을 본받음이오니 이 사람은 부모의 효자요, 나라의 충신이요, 또한 활인적덕이 무수할 뿐 아니라 첩의 잔잔한 명을 보전하여 폐하가 사랑하시는 것도 다 이 사람 덕택이 하해 같은 것입니다. 만고영웅인고로 남매의 의를 정하여 이별한 지 칠판 년의 사생을 알지 못하여 매일매일 한탄하더니 이제 황상이 무죄한 나의 오라버님을 죽이려 하시니 이는 쳡의 간장을 베는 듯합니다. 어찌 슬프지 아니하겠습니까?”

황제 이 말을 듣고 크게 놀라 말하기를,

“황후의 말씀을 들으니 명백하여 의심이 없어졌다. 짐이 밝지 못하여 하마타면 간성(干城) 같은 충신을 죽일 뻔하였도다. 그것이 다 과인의 죄다.”

하고 먼저 말을 꺼내던 조신을 다 멀리 내보냈다. 황제가 또 말하기를,

“황후의 오라버니라 함은 무슨 연고인가?”

하니 황후는 품 가운데로부터 전일 장석과 정한 글을 올리니 황제가 자세히 보시고 못내 칭찬하였다. 급히 전교하여 장 원수를 바삐 들어오라 하고 한편 장 원수를 모해하던 간신을 내어 베어라 명하고 즉시 원수를 인견하니 원수가 머리를 조아리며 땅에 엎드려 아뢰기를,

“소신이 덕이 적고 충성이 없어서 중죄 중에 있다가 다시 황상께 뵈오니 폐하의 덕택이로소이다.”

하니 황제가 무류하여 말하기를,

“과인이 밝지 못하여 경의 충성을 사지 못하고 죄 속에 넣었으니 이는 걸주의 포악함이다. 어찌 분하지 아니하리오?”

하였다. 장석이 황후께 뵈올 때는 슬피 눈물을 흘리고

“그대를 이별하고 칠판년 동안 생사를 몰라 나날이 한탄이 높더니 천만 꿈밖에 이렇게 보니 다 누이님 덕택이로소이다.”

하니 황후는 한편으로 기뻐하고 한편으로는 통곡하며 원수의 손을 잡고 말하기를,

“나는 오라버님 이별한 칠팔 년에 생사를 몰라 주야에 눈물로 보기를 원하였더니, 일일은 자연 곤하여 비몽 간에 한 대장이 유혈이 낭자한 채로 들어와서 여차여차 하거늘 거주와 성명을 물으니 여차여차 하거늘 마음이 산란하여 탑전에 주달하니 오라버님이 죽을 죄 중에 당하였거늘 첩이 망극하여 이리이리하여 다시 보니 이는 다 오라버님 덕택이로소이다. 그러하니 태산 같은 은혜를 무엇으로 갚겠습니까?”

하고 매일 짜던 비단을 내어주시고 또 천은 삼만 냥을 주시며 말하기를

“이것으로 박약한 정을 표합니다.”

하고 정을 못내 잊지 못하였다. 황제 원수의 공을 상사하시고 벼슬을 높여 대원수 상장군 겸 기주 자사 좌승상을 봉하여 충성을 못내 칭찬하고 상사를 무수히 하니 부귀가 천하의 제일이었다. 황제가 말하기를,

“빨리 가 부모를 뵈옵고 속히 돌아와 군사를 도으라.”

라고 하니 원수가 집에 돌아와 부모께 뵈오니 부모가 즐거워하였다. 원수가 전후의 일을 모두 고하니 부모가 국은을 치사하였다. 승상이 수개 월만에 황성에 올라가 황제와 황후를 뵈니 못내 칭찬하였다.

원수의 부인은 이부상서 김일신의 여아로 4자 1녀를 낳았다. 그 자제가 소년 등과하여 벼슬이 일국의 으뜸이 되었다. 세월이 여류하여 승상의 부부 모두 별세하여 선산에 안장하였다. 황제와 황후가 즉위하여 천하가 태평하고 만민이 격양가를 부르고 산에는 도적이 없고 길에서 떨어진 것을 줍지 않으니 대명이 만만세세 만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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