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운으로 처방한 이인(投良劑病有年運) 동현(銅峴)에 큰 약국이 있었는데, 어느 날 한 늙은 선비가 해진 옷과 짚신 차림으로 홀연히 들어와 한 모퉁이에 앉아 한마디도 하지 않고 날이 기울도록 가지 않았다.주인이 괴이하게 여겨 묻기를,“어느 곳 손님이신데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하니 그 사람이 말하기를,“내가 어떤 객과 이곳에서 만나기로 약속하였으므로 와서 지금 기다리고 있으니, 이 약국에 오래 머무는 것이 미안합니다.”하였다.주인이 말하기를,“무엇이 미안하겠습니까?”하였다.이윽고 주인이 저녁밥을 권하니 그 사람이 응하지 않고 곧바로 문밖으로 나가 밥집에서 밥을 사 먹고 다시 와 전처럼 앉아 있기를 여러 날이었으나 기다리던 손님은 보지 못하였다.주인이 의아하게 여겼으나 또한 박절하게 물리치지 못하였다.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