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리뷰

AYN 토르(THOR) 사용기 — 3DS 에뮬, DS 에뮬, 올인원 가능한가? 장단점 총정리

주인 미상 2026. 4. 22. 23:00
728x90
반응형

(이 글은 레트로 에뮬 게임기에 관심이 있는 분들, 특히 DS/3DS 시절의 향수를 갖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나에게 레트로 게임기라는 말은 꽤 구체적인 이미지를 불러온다.

 

그건 게임보이도, GBA도, 그리고 NDS도 아닌 NDSL, 그러니까 닌텐도 DS Lite다.

나는 블랙으로, 동생은 블루로 샀었다.

 

초등학교를 다닐 때 시험을 잘 보면 사주라는 공약(?)을 걸어 부모님에게서 NDSL 뜯어내었다. 그러면서도 "머리에 도움이 된다"는 명분을 이야기하며 샀기 때문에, 첫 칩으로 바로 본격적인 게임은 사지는 못했다. 그 대신 말랑말랑 두뇌교실부터 샀었다. 그렇지만 학습에 도움되는 기기가 아니라 엄연히 게임기였기에, 이후에는 요시아일랜드를 샀다. 동물의 숲이 유행할 때는 동숲을 샀다. 아파트에 있는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포켓몬 배틀을 할 때에는 나도 따라서 포켓몬을 샀다. 그렇게 나는 자연스럽게 닌텐도 보이가 되어갔다.

나의 첫 DS 게임

 

그렇게 시간이 흘러 레트로 에뮬 게임기 취미에 빠졌을 때, 대부분의 게임은 에뮬로 꽤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었다. 다만 나에게 엄밀히 말하면 레트로는 닌텐도 DS에서부터 시작된다.(마트에서 팔던, 건버드용 총을 끼워 팔던 패밀리 복제기도 있었지만) 그래서 에뮬 기기의 단일 화면으로 DS를 즐기자니 아무래도 아쉬웠다. 위아래 화면을 오가며 즐기던 그 감각이 재현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늘 바라던 것이 듀얼 스크린의 경험을 살리면서도 에뮬의 편리성을 갖고 있는 기기였다.

그러던 어느 날!


레트로이드 진영에서는 듀얼 스크린 에드온이 등장하더니, 아야네오에서는 묵직한 포켓DS를 출시한다고 하였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AYN에서 토르(THOR) 라는 듀얼 스크린 전용 에뮬 기기를 출시했다.

 

드디어 내가 바라던 기기가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에 나는 지갑을 열게 되었다.


이건 어떤 기기인가

간단히 스펙부터 정리하자면:

  • 상단 화면: 6인치 AMOLED, 1920×1080, 120Hz, 16:9
  • 하단 화면: 3.92인치 AMOLED, 1240×1080, 60Hz, 8:7 (레트로이드 포켓 미니 V2 동일 윙 액정)
  • 칩셋: 스냅드래곤 8 Gen 2
  • 배터리: 6,000mAh
  • 무게: 약 380g (강화유리 부착 시 400~410g)
  • 구동 가능: DS, 3DS, 위유, PS2 등

한마디로 에뮬계의 사골이자 든든한 국밥이라 할 수 있는 칩셋인 8Gen2에, 듀얼 스크린 클램쉘 폼팩터를 얹은 기기다. 구매 당시에는 타오투(힌지 문제가 있을까봐)에서 맥스 화이트 모델을 바로 살 수 있어서 그 제품으로 구매했다.

 

8Gen2의 성능 자체이야 이미 많은 분들이 만져보기도 했고 영상도 많으므로 아래의 링크로 대체한다(무풍님 영상).

 

그렇다면 내가 실제로 이 기기를 쓰면서 어떠한 장점과 단점을 느꼈는가?
우선, 장점부터 이야기해보겠다.


장점 — 기대가 현실이 된 것들

 

3DS 플레이 시의 만족감

 

이 기기의 가장 큰 강점은 3DS 에뮬 구동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지금 봐도 예쁘다... 다시 사고 싶어지는 비쥬얼

 

일단 비율이 맞다. 상단 16:9, 하단 8:7이라는 조합이 3DS의 상하 화면 비율과 가장 적절하게 맞아떨어진다. 여기에 해상도 배율을 올리면 3D 그래픽이 확연히 깔끔해진다. 실기에서 낮은 해상도로 보던 게임들이 새 게임처럼 보이는 그 경험, 생각보다 꽤 신선하다. 또한, 배속 플레이도 가능하기에 포켓몬 같은 게임을 즐길 때도 확실히 편하다.

 

조작감은 실기보다 훨씬 좋다. 3DS의 슬라이드 패드를 토르의 홀이펙트 스틱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이유가 된다. 3DS의 슬라이드 패드는 격렬하게 쓰는 게임에서 늘 미끄러져서 불편했는데, 홀이펙트 스틱은 그 부분에서 분명히 낫다. 더군다나 3DS의 우측에는 슬라이드 패드조차 아닌, 조그 스틱이 달려 있다. 시점 변경을 이것으로 하기에는 확실히 불편했는데, 토르는 이 역시 우측 홀이펙트 스틱으로 대체 가능하기에 훌륭하다.

 

3DS가 쾌적하게 돌아가니 당연히 멜론DS로 DS 구동도 무척 매끄럽다.

 

올인원 기기

 

성능이 바쳐주기 때문에 고사양의 안드로이드 게임부터, 가벼운 게임 허브의 스팀 게임. 그리고 고사양의 일반 에뮬은 안정적으로 돌릴 수 있다. 더군다나 팬이 내장되어 있기에 스마트폰처럼 금방 발열로 쓰로틀링이 걸리지도 않는다.

팬이 있다! 컴팩트한 것에 비해 발열감도 심하지 않고 팬 소음도 날카롭지 않다.

 
무엇보다 듀얼 스크린이기에 듀얼 스크린 에뮬(DS·3DS)까지 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기기는 쉽게 정리하자면 올인원 기기라고 할 수 있다.

화면

 

상단 6인치 OLED는 정말 만족스러운 사이즈다. 5.5인치보다 0.5인치 크지만, 눈의 피로도는 체감상 제법 차이가 난다. 16:9 게임은 말할 것도 없고, 4:3이나 3:2 게임도 시원하게 돌릴 수 있다. 7인치인 포탈로 가면 확실히 휴대성이 떨어지는데, 6인치는 그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잡는다.

또, OLED 특유의 쨍한 색감은 게임 플레이 기분을 확실히 끌어올려 준다. 여기에 120Hz의 이점은 단순히 화면이 부드러운 것을 넘어서, 입력 지연율의 체감 역시 줄여준다.

 

예상보다 가볍고 잘 들어간다

 

클램쉘 구조라 컨트롤러 부분이 옆이 아닌 아래로 접혀 들어가기 때문에 부피가 꽤 줄어든다. 덕분에 가방에 넣어 다니기도 편하고, 화면 보호도 자연스럽게 된다.

무게는 약 380g. 강화유리를 위아래 붙이면 400~410g 정도가 된다. 오딘2보다 40g 이상 가볍고, 같은 듀얼 스크린인 아야네오 포켓DS(540g)와 비교하면 거의 다른 세계다. 나처럼 가벼운 게 최고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부분에서 분명히 만족할 것이다.

 

버튼감과 힌지

 

버튼감은 포탈2와 비교해서 확실히 개선됐다. 포탈2는 소음이 지나치게 큰 편인데, 토르는 적당한 키감과 소음으로 균형이 잘 잡혀 있다. 플립2의 버튼감과 유사한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힌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결론적으로 박살 나거나 하는 이슈가 이슈화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접고 펴는 감각은 적당히 구분감이 있으면서 부드럽다.

 

배터리는 6,000mAh로 오딘2(8,000mAh)나 포탈2(8,000mAh)보다 적어서 걱정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 써보면 하루 이틀은 충분히 버텨줬다. 주로 위쪽 화면만 쓰는 패턴이라면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단점도 뚜렷했다.

 


단점 — 기대가 현실에 부딪힌 것들

 

가격이 가장 큰 문제다

 

구매 당시 거의 60~70만원대였고, 현재는 더 올랐다. 솔직히 말하자면 8Gen2 안드로이드 게임기에 그 돈을 쓰는 게 맞나 하는 의문은 계속 생긴다.

내가 샀던 스펙의 현재 가격. 아뿔사 그냥 갖고 있을 걸...

 

특히 3DS만 목적으로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비싼 가격이다. 실기 3DS의 가격이 많이 올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에뮬의 배속·세이브·깔끔한 해상도 같은 기능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면 실기를 사서 나머지 에뮬은 중고 오딘2나 RP6로 해결하는 쪽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 조금 참고 세로형 7인치대의 기기에서 좌우로 놓고 3DS를 플레이하는 것도 하나만 보고 70을 지불하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다.

 

가격이 높으면 마음속에서 계속 시험을 하게 된다. 이 돈 주고 이걸 갖고 있는 게 맞나? 감가 맞기 전에 파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 이것 자체가 단점으로 작용한다.

 

3DS 에뮬의 미완성 부분

 

3DS 에뮬은 슬립(절전 모드)이 아직 완전하지 않다. 화면을 끄면 배터리가 계속 드레인되기 때문에, 게임을 켰다 껐다 할 때마다 퀵 세이브와 퀵 로드를 반복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게임에서 그래픽 글리치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서, 실기처럼 자연스럽게 쓰기에는 아직 아쉬운 부분이 있다.

 

또, 하단 OLED 화면은 번인 우려가 있다. DS·3DS는 고정된 UI 요소가 많은 게임이 많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하단 화면 밝기를 별도로 낮게 조절할 수 있어서 어둡게 운용했는데, 짧게 써서 실제 번인 여부까지는 모르겠다.

 

DS 게임 시 위아래 화면 크기가 맞지 않는다

 

처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막상 써보니 꽤 거슬렸다. 상단 6인치, 하단 3.92인치. DS는 위아래 화면을 계산해서 게임을 설계한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크기의 비례가 맞지 않아 어색한 화면을 보게 된다. DS를 위해 이 기기를 사는 것은 오버스펙인 데다가, 이 어색함까지 더해지면 이유가 더욱 약해진다.

생각보다 눈에 띤다.

 

게다가 DS 구동에 특화된 RG DS(일명 도르)가 최근 락닉스를 만나게 되면서 부흥하게 되었다. DS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토르보다 훨씬 저렴하고 적합한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터치감

DS·3DS의 터치는 감압식이다. 날카로운 반응 속도와 펜의 정확한 입력이 핵심이었는데, 토르는 정전식 터치다. 이는 어쩔 수 없는 한계이지만, 터치 중심의 게임에서 체감 차이가 분명히 있으며 느낌이 확실히 어색하다.


더군다나 안드로이드에서는 사운드 밀림이 기본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락닉스를 올리지 않는 이상 리듬 천국과 같은 게임은 실기로 즐기는 것이 훨씬 낫다. 물론, 락닉스를 올려도 정전식과 감압식에서 오는 터치 입력 순간의 차이나 튕기기 조작 등에서의 차이가 분명하여 리듬 천국을 즐기기에는 아쉽다.

 

조작감과 무게의 딜레마

 

일자로 배치된 스틱과 버튼은 장시간 플레이 시 손에 피로감이 쌓인다. 개인적으로 플립2의 조작감은 편하게 느꼈는데, 토르는 그보다 불편했다. 마인크래프트나 리모트 플레이처럼 뒤쪽 트리거를 자주 써야 하는 게임은 포탈2나 오딘2에 비해 확실히 불편하다.

그렇다고 그립을 끼우면 키감은 나아지지만 무게가 더 늘어나고, 장점 중 하나였던 휴대성도 크게 떨어진다. 이쪽도 이쪽대로 딜레마다.

터치 중심 게임에서 한 손으로 기기를 들고 다른 손으로 터치펜을 쥐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데, 400g을 한 손으로 버티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듀얼 스크린을 생각보다 안 쓴다

 

이건 개인 성향의 문제이긴 하다. DS·3DS를 켰을 때 외에는 아래 화면을 거의 켜두지 않았다. 유튜브나 공략을 아래에 띄워 두고 위에서 게임을 하거나 하는 활용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기기의 진가가 제대로 나오겠지만, 나는 그냥 위 화면만 주로 사용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하단에 4:3 게임을 돌리면 딱이겠다 싶었는데 막상 써보면 그냥 윗 화면을 쓰게 되더라.


결론 — 계륵인가, 보석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하나의 기기로 올인원 커버 가능하다는 점은 분명히 훌륭하다. 그 부분은 기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가격과 개인 활용도, 위의 단점들을 함께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나에게는 갤럭시 폴드7이라는 대체제가 있었고, 더군다나 실기도 있었다. 거기에 3DS만을 위해 이 기기를 쓰기에는 너무 비싸고, 다른 용도로 쓰기에는 대체 기기가 이미 있었다. 그렇게 계륵이 되어 방출을 결심하게 되었다.

 

구형 폴드를 사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하여 추천하는 사람은 실기를 사기에는 이미 너무 비싸진 3DS를 포함해서, 다른 에뮬 게임과 안드로이드 게임까지 한 대로 모두 해결하고 싶은 사람이다. 기기가 많지 않아서 이 한 대에 모든 것을 투자하여 녹여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비추하는 사람은 나처럼 이미 대체할 수 있는 기기를 여러 개 갖고 있는 사람. 3DS만이 목적인 사람. DS 에뮬이 주 목적인 사람 (RG DS가 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언젠가 다시 들이고 싶은 기기다. 그리하여 가격이 많이 내려갈 때쯤 다시 들여서 3DS 전용기로 놓고 써보려고 한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