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리뷰

[사용기] RG477M · RG477V — 같은 칩셋, 다른 결론

주인 미상 2026. 6. 1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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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기를 살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이번엔 진짜 종결기다." 근데 항상 그렇지 않더라. 이번에도 딱 그랬다. 그리하여 간단하게 사용기를 남긴다.



1. 구매 계기

4.7인치 4:3 화면의 120Hz라는 무시무시한 스펙을 달고 등장한

RG477 시리즈가 출시된 지 꽤 됐지만, 솔직히 그동안 관심 밖이었다.

 

그러다 최근 카페에서 RG477V에 대한 극찬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거기다가 RG Rotate를 쓰면서 세로형 폼팩터에 대한 흥미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던 터였다.

세로형이 이런 매력이 있구나 하는 걸 직접 느끼면서,

동시에 스틱 없이 십자키만으로 하는 게임이

오히려 나한테 더 잘 맞는 경우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고민] 앤버닉 RG Rotate 구매 경정기 — 회전하는 화면의 레트로 게임기, 살 만할까?

목차1. 들어가며2. 스펙 정리3. 구매 고민 포인트3-1. 에뮬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3-2. 힌지 내구성3-3. 3.5mm 잭이 없다3-4. 스토리지 부족3-5. 실버 vs 블랙4. 실버 vs 블랙 비교5. 유튜브·해외 리뷰 종합5

mi-sang.tistory.com

 

 

(RG rotate와 관련하여서는 위 참조)

 

거기다 처음 출시가는 너무 비싸서 눈길도 안 줬는데,

알리 6월 할인 때 30만 원 선까지 내려온 걸 보고 마음이 흔들렸다.

원래 RG406V도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이왕 가는 김에 세로형 종결기로 가보자"는 생각으로 RG477V를 질렀다.

 

그런데 알리 배송을 기다리는 사이,

당근에 동일 칩셋인 RG477M이 적당한 가격에 올라온 걸 발견했다.

"오기 전에 미리 체험해봐야지" 싶었고,

마침 RG Rotate를 쓰면서 메탈 소재가 생각보다 내 취향이라는 것도 깨달은 터라 이것도 바로 구매했다.

 

그렇게 해서 폼팩터만 다른 두 기기를 같은 시기에 써보게 됐다. 간단한 사용기를 공유한다.



2. 스펙 정리

 

항목 RG477M RG477V
폼팩터 가로형 (좌우 대칭) 세로형
칩셋 MediaTek Dimensity 8300 (4nm)
CPU Octa-core (1×A715 @3.35GHz + 3×A715 @3.20GHz + 4×A510 @2.2GHz)
GPU Mali-G615 MC6
RAM 8GB / 12GB LPDDR5X
스토리지 128GB / 256GB UFS 2.2
디스플레이 4.7인치 LTPS IPS LCD 4.7인치 LTPS IPS LCD (전면 강화유리)
해상도 1280×960 (4:3, ~340PPI)
주사율 120Hz
최대 밝기 500nits
배터리 5,300mAh ※확인 필요 5,500mAh
충전 27W (5V/9V) USB-C
Wi-Fi Wi-Fi 6E
블루투스 5.3
USB USB 3.2 Gen2 Type-C USB-C
영상 출력 USB-C DisplayPort (최대 1080p)
오디오 스테레오 스피커 + 3.5mm 잭
조이스틱 홀 이펙트 3D 조이스틱
기타 센서 6축 자이로, 진동 모터, 팬 쿨링
소재 CNC 알루미늄 합금 (메탈) 플라스틱 + 전면 강화유리
OS Android 14
크기 176×89×16mm 153×106×23mm
무게 357g  334g
색상 Silver Blade, Chocolate Bronze Black, Gray


3. 색상 및 구성 선택

두 모델 모두 8GB+128GB와 12GB+256GB 두 가지 구성으로 출시됐다.

색상은 M이 실버와 브라운, V가 블랙과 그레이.

M은 중고로 산 것이라 선택지가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실버가 더 마음에 들었다.

알록달록한 SNES 버튼이 들어가 있어서

딱 보면 "이거 게임기다" 하는 느낌이 확 오는 색감이다.

실버에는 은은한 녹색빛이 돌고, 브라운은 중후한 느낌에 블랙 버튼 조합이라 이건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스펙은 내 선택이 아니었지만 12GB+256GB로 구매.

V는 지문이 잘 묻는 블랙 대신 그레이를 선택했다.

RG476H 쓸 때도 그레이를 써봤던 색상이라 무난하고 익숙한 느낌.

스펙은 8GB+128GB로 골랐다.

에뮬 특화 기기에 12GB까지는 필요 없다는 생각이었고,

용량도 하고 싶은 게임만 넣어두면 SD카드랑 합쳐서 128GB로 충분했다.



4. RG477M 사용기

4-1. 외관 및 색상

실버인데 단순한 실버가 아니다. 은은한 녹색빛이 도는 게 개인적으로 무척 마음에 든다.

SNES 버튼 색감을 좋아하는 편이라 딱 취향에 맞았다. 딱 봐도 "게임기다" 하는 느낌이 확 온다.

브라운은 중후하고 묵직한 느낌에 블랙 버튼 조합인데, 이건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얄쌍하게 쫙 빠진 좌우 대칭형 디자인이라 외관에서는 꽤 만족했다.

엔버닉 특유의 쇠 깎는 실력도 여전히 인상적이다. 뒤틀리는 지점 없이 마감이 깔끔하고, 손에 들었을 때 단단한 느낌이 좋다.

충전 LED도 꾸준히 달아주는 점은 사소하지만 마음에 드는 부분.

 

4-2. 무게 · 부피감 · 파지감

묵직하긴 하다. 무게를 중시하는 분이라면 솔직히 피하는 게 좋다.

그래도 생각보다 피로감이 덜했다. 스위치 라이트와 비슷한 두께에

트리거가 없는 평평한 구조라 가방에 쏙 넣기도 좋고, 메탈이라 잘 부서지지도 않는다.

4.7인치 화면이라 상하 길이가 있어서 파지 공간이 넉넉하고, 뒷면 고무 패널 덕분에 미끄러짐도 적다.

 

하단 스틱 사용 시 RP5나 RP4P에서 느꼈던 피로감은 없었다.

물론 상단 스틱보다는 확실히 불편하지만, 못할 정도는 전혀 아니다.

 

4-3. 버튼감

RG476H와 동일한 버튼감인데, 이게 내 취향이다.

개인적으로 십자키 순위를 매기자면 엔버닉 4.7인치 모델 계열 > 레트로이드 > 엔버닉 저가형 똑딱이 순이다.

소음도 없고 반발감과 구분감이 적당히 살아있다. ABXY도 묵직하고 소음 없는 쫀득한 키감이라 만족스럽다.

스틱은 홀 이펙트 탑재. 오딘3용 큰 스틱으로 교체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셀렉트·스타트가 우측 하단에 같이 있는 건 조금 어색하다.

숄더 버튼도 호불호가 갈릴 부분인데, 트리거 없이 안쪽으로 들어가는 똑딱이 구조라 L·R은 괜찮은데

ZL·ZR 쓸 때는 손을 깊숙이 넣어야 해서 살짝 불편하다.

소음도 좀 있는 편. 3D 프린트로 교체하시는 분들이 있는 이유가 있다.

 

4-4. 화면

4:3 꽉 찬 화면이 주는 만족감이 확실히 있다.

비정수배와 정수배

계속 16:9 기기를 사왔지만, 사실 나는 4:3을 더 좋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손이 멀리 벌어지지 않고 딱 가운데에 집중해서 볼 수 있는 느낌이 좋다.

 

3DS

 

16:9 콘텐츠도 나쁘지 않은 크기로 출력되고, 3DS 게임도 적당한 크기로 즐길 수 있다.

 

 

NDS는 1대1보다는 아쉽지만 호텔 더스크 같은 게임을 켜면 꽤 크게 나와서 좋다.

 

 

120Hz도 훌륭하다. 부드럽고 입력 지연 감소 효과도 느껴진다.

LCD라 번인 걱정이 없다는 것도 심리적으로 편하다.

 

색감은 엔버닉이 좀 건드렸는지 과하게 화사한 느낌이 있어서 그 부분은 살짝 아쉽다.

 

4-5. 성능 · 발열 · 배터리

 

이 기기로 가장 많이 한 게임이 슈마갤2인데,

엔버닉 업데이트 이후 2배 해상도 + 밸런스 모드 기준 20분에 5% 정도 소모됐다.

팬도 생각보다 조용하고 발열도 심하지 않다. 기기가 뜨끈뜨끈해지는 수준은 아니었다.

다만 여름에는 기기가 살짝 따뜻해지기만 해도 손에 땀이 날 것 같아서 그건 조금 걱정된다. 겨울에는 오히려 좋겠지만.

 

마인크래프트는 선명한 비주얼 설정에서 살짝 버벅인다.

8Gen2 급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나쁜 성능은 아니다.

순수 성능만 본다면 동일 가격대의 오딘2 중고를 알아보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4:3 + 고성능 + 메탈이라는 조합을 원한다면 이만한 기기가 없다.

 

4-6. 스피커 · 진동

기본 음량이 RP5나 토르보다 크고 소리도 오히려 더 좋다고 느꼈다.

 

다만 진동은 단점이다. 세기 조절이 불가능하고, 약한 진동과 센 진동 구분 없이 동일하게 출력된다.

슈마갤2 같은 게임을 하면 진동 소음이 꽤 크게 나서 옆 사람 눈치가 보이는 수준이다.

 

4-7. 총평

이런 분께 강추: 4:3 레트로 게임 + 십자키 위주 + 고급진 메탈 기기를 원한다면.

🔀 이런 분께는 다른 선택지를

  • 무게가 부담스럽고 고성능까지 필요 없다면 → RG476H
  • 4:3에 집착이 없다면 → 레트로이드 / 오딘 계열 16:9 기기


5. RG477V 사용기

 

RG477M을 만족스럽게 써보고 나니, RG477V는 얼마나 좋을까 더욱 기대가 됐다.

그러나 막상 받아보니 그렇지 않았다.

성능이나 배터리 같은 부분은 M과 거의 비슷하니 넘어가고,

V를 만져보면서 느꼈던 점 위주로 이야기한다.

 

5-1. 외관 첫인상

열자마자 든 생각이 "...음, 진짜 내 취향이 아니다"였다.

세로형에 큰 화면이라는 건 알고 있었고 어느 정도 각오도 했는데,

생각보다 더 못생겼다.

 

그레이 + 저채도 버튼 조합이라 둔탁함이 2배가 된 느낌. 차라리 밝은 색상이었으면 덜 답답했을 것 같다.

전면 유리도 내 취향이 아니다. 지문만 잔뜩 묻고, 무게도 늘어나고, 내구성도 플라스틱보다 불리하다.

 

플라스틱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5-2. 파지감

외형과 달리 파지감은 세로형 기기 중 가장 좋았다. 넙적한 뒷면을 손이 안정적으로 감싸는 느낌이 훌륭하다.

그립을 끼우면 더 편하다.

다만 개인적으로 모든 기기에 그립 끼우는 걸 선호하지 않아서 결국 빼게 됐다. 그립 자체 무게도 꽤 나가는 편이라.

무게가 RG477M과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게 의외였다.

대략 20g 정도밖에 안 난다. 메탈에서 플라스틱으로 바뀌면 훨씬 가벼워질 줄 알았는데,

전면 유리 때문인지 그렇지 않았다. 그 점은 좀 아쉽다.

 

5-3. 버튼감

 

버튼감은 역시 좋다. 다만 십자키는 M에 비해 조금 밋밋하고 구분감이 덜한 편이다.

 

하단 스틱은 그립 없이도 쓸 만한 수준이었다.

 

트리거 버튼은 파지 구조 덕분에, 그리고 누르는 데 힘이 덜 필요해서 M보다 오히려 편하게 느껴졌다.

 

보호 필름을 붙였더니 터치 감도가 크게 떨어졌다.

RG476H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유리 + 필름 조합이면 두께 때문에 터치가 잘 인식이 안 된다.

기기마다 편차가 있겠지만, 내 기기에서는 꽤 불편한 문제였다.

 

5-4. 진동 결함 문제

다른 분들은 괜찮다고 했는데 내 기기만 이상했던 부분이 진동이었다.

기기 전체가 "부와와왕" 하면서 우는 수준이다. 카페에서 꺼내기 민망할 정도의 소음이 발생했다.

다른 사용자들은 이런 경험이 없다고 하니 내 기기의 결함에 가까운 문제인 것 같다. 현재 환불 신청을 한 상태다.

5-5. 총평

외형이 만족스러워야 쓸 맛이 나는 편인데, 그 부분에서 충족이 안 됐다.

거기에 기기 결함까지 겹쳐서 만족감이 많이 떨어졌다.

 

🎮 이런 분께는 추천:

세로형 마니아인데 성능 종결을 원한다면,

세로형 중 파지감과 성능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기기임에는 이견이 없다.



6. 부록: 감마 OS 사용 후기

 

D8300 모델을 대상으로 감마 OS가 올라왔다.

설치가 딸깍으로 되는 게 아니라 꽤 번거롭다.

벽돌이 되는 경우도 있어서 언브레이커라는 툴로 초기화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처음 해보는 분이라면 진입 장벽이 있다.

 

그렇게 고군분투해서 올려봤는데, 업데이트된 엔버닉 스톡 대비 개인적으로 장점을 느끼지 못했다. 성능이 올라간다고 했는데 슈마갤2에서 오히려 팬이 더 돌고 더 뜨겁게 느껴졌다. 순정 안드로이드라 투박하고, 엔버닉 스톡이 더 깔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현 시점에서는 굳이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게 개인적인 의견이다.



7. 마치며

같은 칩셋, 폼팩터만 다른 두 기기를 같은 시기에 써봤는데 결론은 의외로 간단하게 났다.

 

 

나한테는 RG477M이 맞는 기기였다.

 

세로형의 파지감이나 성능은 인정하지만, 결국 외형에서 만족을 못 하면 손이 잘 안 가게 된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했다.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기기가 나한테는 아닐 수 있다는 것, 그게 게임기 고르는 재미이기도 하다.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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